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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튀김을 진짜 좋아했었다. 튀긴 음식을 잘 안 해주는 엄마에 반항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기 보다 그냥 씹을 때 입안에 울려퍼지는 그 "바샤샥" 하는 소리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가끔 아빠를 따라 고급 일식집에 가서 먹는 새우튀김이 일요일보다 좋았고, 로바다야끼에서 아르바이트 하기 전까지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덴다시' 간장이 너무 달콤하게만 느껴졌었다. 튀김은 지금 콜레스테롤 문제 때문에 사람들에게 예전만큼의 사랑을 못받고 있다. 안타까움과 동시에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오는 만감이 교차한다. 무엇이든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은 언제나 내 가슴을 들뜨게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부터 대포항, 소래포구에 가면 꼬박꼬박 튀김을 잊지않고 챙겨먹었다. 어렸을 때 한을 풀어보려는 듯... 일단 횟집에 들어서면서도 기름기로 투명해지고 있는 꼬질한 종이봉투를 늘 잊지 않고 들고 다녔다. 특히 대포항에서는 꼭 소라업마네 튀김집만을 고집한다. 튀김은 다 느끼한 건 사실이다. 허나 다른 것과 비교해 먹어보면 어떤 것이 덜하다는 것 쯤은 확연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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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이 집을 알려달라고 줄라대면 난 일단 대포항 포구 골목을 눈 딱감고 직진하면 이름따위 몰라도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소라엄마 집은 영업을 하고 있을 땐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문을 하면 이미 한판 튀겨졌던 놈들이 재차 기름솥에 던져진다. 그 다음 바그바글 튀겨진 후 건져져 채에 툭툭 치면서 기름을 빼면 완성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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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엄마네 튀김은 언제나 산더미처럼 쌓여 팔려나갈 스텐바이를 하고 있다. 재료가 없어서 못파는 일은 일단 없다는 얘기. 두명의 일손이 길게 늘어선 손님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만 같지만 그건 오해의 말씀. 한 10분 쯤 순서를 기다리며 소라엄마들의 기계적인 튀김질(?)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과학적, 물리적인 관점은 아니지만 뺑글뺑글 회오리 무늬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은 최면스러운 마력에 빠지게 된다. 깨어보면 왠지 둘이 아니면 그림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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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튀김놈들은 1차 종이봉투에, 2차적으로는 검정 비닐봉투에 담겨지는데, 사장님은 손에서 묻어나는 기름기를 묻치지 않으시려고 종이로 손잡이를 한번 감싸주는 친절함을 잃지 않으신다. 음식의 맛은 정성이라했거늘 소라엄마(누가 친모인지는 모르겠으나)는 그 끝없는 작업에서도 웃음도 잃지 않으면서 손님들에게 맛있게 먹으라는 덕담까지 빼놓지 않는다. 기다림이 길어 다른 집에서 먹어보길 몇해... 이제는 대포에 가면 절대 그런 '빠가야로'같은 짓은 안한다.






Posted by wi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