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어렸을 때 나는 튀김을 진짜 좋아했었다. 튀긴 음식을 잘 안 해주는 엄마에 반항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기 보다 그냥 씹을 때 입안에 울려퍼지는 그 "바샤샥" 하는 소리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가끔 아빠를 따라 고급 일식집에 가서 먹는 새우튀김이 일요일보다 좋았고, 로바다야끼에서 아르바이트 하기 전까지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덴다시' 간장이 너무 달콤하게만 느껴졌었다. 튀김은 지금 콜레스테롤 문제 때문에 사람들에게 예전만큼의 사랑을 못받고 있다. 안타까움과 동시에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오는 만감이 교차한다. 무엇이든 남들과 다른 '나만의 것'은 언제나 내 가슴을 들뜨게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부터 대포항, 소래포구에 가면 꼬박꼬박 튀김을 잊지않고 챙겨먹었다. 어렸을 때 한을 풀어보려는 듯... 일단 횟집에 들어서면서도 기름기로 투명해지고 있는 꼬질한 종이봉투를 늘 잊지 않고 들고 다녔다. 특히 대포항에서는 꼭 소라업마네 튀김집만을 고집한다. 튀김은 다 느끼한 건 사실이다. 허나 다른 것과 비교해 먹어보면 어떤 것이 덜하다는 것 쯤은 확연히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람들이 이 집을 알려달라고 줄라대면 난 일단 대포항 포구 골목을 눈 딱감고 직진하면 이름따위 몰라도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소라엄마 집은 영업을 하고 있을 땐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 때문이다. 일단 주문을 하면 이미 한판 튀겨졌던 놈들이 재차 기름솥에 던져진다. 그 다음 바그바글 튀겨진 후 건져져 채에 툭툭 치면서 기름을 빼면 완성돼 버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라엄마네 튀김은 언제나 산더미처럼 쌓여 팔려나갈 스텐바이를 하고 있다. 재료가 없어서 못파는 일은 일단 없다는 얘기. 두명의 일손이 길게 늘어선 손님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만 같지만 그건 오해의 말씀. 한 10분 쯤 순서를 기다리며 소라엄마들의 기계적인 튀김질(?)을 구경하고 있노라면 과학적, 물리적인 관점은 아니지만 뺑글뺑글 회오리 무늬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은 최면스러운 마력에 빠지게 된다. 깨어보면 왠지 둘이 아니면 그림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완성된 튀김놈들은 1차 종이봉투에, 2차적으로는 검정 비닐봉투에 담겨지는데, 사장님은 손에서 묻어나는 기름기를 묻치지 않으시려고 종이로 손잡이를 한번 감싸주는 친절함을 잃지 않으신다. 음식의 맛은 정성이라했거늘 소라엄마(누가 친모인지는 모르겠으나)는 그 끝없는 작업에서도 웃음도 잃지 않으면서 손님들에게 맛있게 먹으라는 덕담까지 빼놓지 않는다. 기다림이 길어 다른 집에서 먹어보길 몇해... 이제는 대포에 가면 절대 그런 '빠가야로'같은 짓은 안한다.






Posted by will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jenny 2008.01.30 0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바삭바삭하죠!

    저도 속초에 가면 꼭 들르곤 한답니다

    또 생각나네요 ㅎㅎ

    잘보고 갑니다~



집에서 자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밖에서 사먹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지금도 많은 부분 수긍되지 않는다. 그래서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절대 돈매고 사먹지 않았으며, 찜질방에서 나오는 미역국을 봤을 때는 기겁에 가까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조리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찌개는 그나마 대략 재료손질의 시간이 투입될 뿐 장맛이 그 품질을 좌우된다. 미역국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소한의 재료로 가장 쉽게 끓일 수 있는 국이 아닌가 싶다. 암튼 김치찌개는 내 메뉴 리스트에 올라와있지 않았었는데 술과 가까이 지내기 시작하던 어느 겨울날 부터 이 놈이 좋아졌다. 내가 꼽았던 최고의 김치찌개집은 광화문에 있는 광화문집과 서대문에 있는 장호곱창집이었는데 장호는 써비스 부터 모든 게 때가 묻어버렸다. 그래서 아웃! 최근 한 블로거님의 조언대로 회사 근처에 있는 '둥지식당'을 찾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오는 날 찾아가다가 한 골목을 지나쳐 포기한 적일 있을 정도로 위치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하지만 강호의 고수들만 찾아올 법한 포스가 강하게 느껴진다. 일단 주문을 하면 반찬이  던져지듯 상에 깔린다. 손님이 많은 집은 대략 친절과는 담 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게 늘 불만이다. 잘 될 수록 더 친절하고, 상냥해야 할텐데... 힘들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럴수록 돈이 벌리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되는데 사람들은 일단 내가 죽겠으니 "먹으려면 닥치고 먹고, 싫은면 말어!"라는 태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콩나물은 그냥 심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토리 묵이라고 나온 것도 그냥 그럭저럭.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뎅도 식감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깍뚜기는 완전 죽인다. 늘 가면 몇접시를 비워야 직성이 풀린다는... 익은 듯 안 익은 듯 그 경계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맛이다. 반찬을 쫌 찝쩝거리다보면 찌개가 불 위에 얹어진다.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낮선 모습일 것이다. 찌개에 들어간 김치가 별로 묵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으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정말 신기한 건 끓으면서 얘가 숙성한다는 거다. 양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한끼 식사, 소주 한잔 안주로는 손색이 없다. 칼칼하면서 깊은 맛은 김치찌개의 본성을 일깨워준다. 몇분정도 뜨거운 불에 보글보글 끓여주면 스스로 완성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듬성듬성 보이는 고기는 냄비 밑바닥에 자작하고 풍성하게 깔려있다. 모르고 김치와 국물만 먹다가 끝무렵에 고기 더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강남에서 이런 퀄리티를 맛볼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왠만하면 맛있는 한식집은 강북에 있기에 더 다행으로 생각된다.



Posted by wills

댓글을 달아 주세요

'블로그'

처음 이 단어를 들어본 때가 언제였을까?

기억조차 나지 않을만큼 벌써 오래 묵어버린 낱말이다.

어떤 새로운 용어따위가 우리 생활 가운데 불쑥 나타나게 되는 것은 이제 그리 낮설지 않아 보인다.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휘번뜩이는 개념의 단어들과 휘황찬란한 기술, 변별력으로 가득찬 이데올로기, 초신성급 트랜드가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다.

적어도 문명의 이기를 접하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환경에서는 그렇다.  

당췌 블로그의 참 뜻을 모르겠다면 네이버나 야후 검색창을 쳐보면 될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는 어떤 것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해 분석하는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주인이 왕'이라는 틈새라면 사장의 신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기준도 필요없고, 일관성이 유지되지 않아도 좋다.

주제도 딱히 제한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냥 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하고 발산하는 것 만으로 즐거운 일이다.

비록 스스로 지어논 집은 방치하고 동생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들이미는 염치없고 파렴치한 짓을 시작하고 있지만 그 조차 생각과 비판의 날만 세울 뿐 행동에 옮기지 않는 이들보다 몇만배 나은 짓거리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시작해 보려고 한다.

나에게 주어진 것은 통찰력도, 분석력도 아니다.

나의 매력포인트라면 태백산맥을 달려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100%의 기능으로 원상복귀하는 사랑스러운 'My Liver'와 극단적인 주관을 타인에 구애받지 않고(그들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멋대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비평이 없는 예술은 결코 존재할 수 없지만, 기본적인 이해도가 맞지 않는다면 별 멘트없이 거부하게 될 것이다.  

내가 남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을 하대하겠다는 태도는 아니다.  

결국 온 세상을 통털어 내 생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일 테니까.
 
  
Posted by wills

댓글을 달아 주세요